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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잔/일상 조각

백수 끝! 다시 돌아갈 시간

by 투명한잔 2021. 5. 5.

작년에 퇴사하고 백수가 된 지 6개월 가까이 지났다. 퇴사하고 나서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지난 반년을 돌아보니 한 것도 많고 못 한 것도 많았다. 일단 운전면허를 따겠다는 계획은 성공했지만 지금의 실력으로는 혼자 운전해서 어디 갈 수가 없다. 퇴사하고 그동안 그리고 싶었던 거 실컷 그리자 생각했는데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회사에서 핀터레스트로 열심히 수집했던 이미지들을 그려내는 건 즐거웠지만 단순히 따라 그리는 거 이상의 내 것이 있어야 한다는 고민도 생겼다. 운동을 열심히 하자 생각했지만 그것은 실패했고, 짝꿍이 와는 자주 만나 여유롭게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본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래 지낼 수 있던 것도 감사했다. 대학생 때도 동아리 활동으로 본가에 내려가도 그렇게 오래 있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1~2달 고향에서 마음 편하게 있으면서 엄마 밥을 먹었던 게 참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이번 퇴사의 가장 큰 목적은 내 커리어 방향을 잡는 것이 제일 중요했는데 이제까지 해왔던 웹 쪽이 아니라 브랜드, 콘텐츠 디자인에 관심이 꽤 갔다. 하지만 그쪽으로는 포트폴리오가 전무한 상태이고 스스로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도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라는 걸 깨달았고, 무엇보다 이제는 경력을 인정받아 연봉을 높이고 싶은 욕심이 커서 이전의 커리어를 살려 취업하게 되었다. 브랜드 디자인은 조금씩 꾸준히 내 관심사를 찾아서 그래픽으로 남기는 작업을 쌓아가야 할 것 같다.

 

쉬는 동안 사실 좀 무기력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 커졌다. 멘틀이 중간에 많이 흔들렸는데 그럴 때마다 전 회사에서 퇴사를 결심했을 때 마음을 떠올렸다. 그리고 짝꿍이가 옆에서 많이 응원해줘서 결과적으로는 잘 쉬었다고 말할 수 있다.

 

취준을 시작하면서 평소에 가고 싶었지만 과연 내가 될까? 했던 회사에도 이력서를 많이 넣었다. 이전에 1군데 넣고 바로 붙어서 아무 생각 없이 갔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오라는 곳에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이력서를 더 과감하게 넣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는데 일단 처음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곳은 다 서류 탈락해서 뭔가 잘 못 되었다고 느꼈다. 너무 오랜만에 취준을 해서 감을 잃었는지 이력서에서도 디자이너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잊고 기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형식으로 무성의하게 제출한 것이 한몫을 한 것 같다. 실제로 다시 이력서를 다듬어서 보낸 곳은 다 서류 합격했다.

 

취준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확실히 경력으로 취준 하는 건 신입 때와는 달랐다. 이 부분은 다음에 더 자세하게 써봐야겠다.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 쉬는 날이라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었다.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월요일도 공휴일도 주말도 다 똑같았지만 일을 하니 빨간 공휴일이 더 즐겁다. 확실하게 쉬어도 되는 날을 국가에서 정해줬으니, 나는 오늘 확실히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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