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는 잔/책

[읽는 잔]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by 투명한잔 2021. 1. 3.

퇴사한 지 이제 한 달을 넘어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 목표했던 운전면허는 이뤘고, 라섹수술은 생각보다 비싸서 망설여진다. 

밖에도 마음데로 못 나가니 쉬는 것 같기도 집에 갇힌 것 같기도 한

6평 내방에서 하루하루가 똑같이 흘러가는 것 같다.

 

오랜만에 책이나 읽어볼까, 밀리의 서재를 켰다. 

정기구독 본전이라도 찾으려면 한 달에 한 권은 읽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많은 책들 사이로 내 눈길을 끈 책 제목

'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글쓴이도 퇴사한 것 같은데 왜 집도 아니고 이직도 아니고 절에 갔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책에는 직장인으로 회사를 다니다 직장에서 트러블로 퇴사 후, 혼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찾은 100일간 절 생활을 담고 있다. 

 

절이란 어떤 공간인가? 나는 종종 부모님을 따라서 절을 많이 갔다. 숙연한 분위기에 근엄한 부처님상, 하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다. 스님이 아닌 일반인이 절에서 100일이나 지낸다는 것은 수험생이나 가능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글쓴이는 어떤 이유 때문에 절까지 가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글쓴이는 퇴사 후 직장에서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많이 다쳤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보고 싶어서 절에 찾아가게 된다. 절은 세상과 단절된 공간으로 외부의 자극을 차단한다. 단절된 공간에서는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많이 지고 깊어지게 되는 것 같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가던 것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사람이 창의적의로 생각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극이 없는 곳에서 지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스스로 더 생각하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절도 그런 공간인 것 같다.

 

글쓴이도 절에서 하루하루 지내면서 자신이 외면하고 있던 스스로의 고통과 마주하면서 무엇이 그리 자신을 괴롭혔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그 고통을 흘려보내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

 

나는 퇴사를 하면서 크게 트러블은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알게 모르게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졌던 것 같다. 누군가를 미워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스스로를 제일 미워했던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출발 앞에 계속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절에는 갈 수 없지만, 하루 종일 자취방에서 나가지 않고, 누구도 많나지 못 하는 상황이 절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유튜브, 웹툰과 잠깐 작별을 고하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으니, 지나온 과정들은 잘 살펴봐야겠지!

 

괴롭고 힘든 마음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에게 하나의 방법은 제시해주는 책 같다. 누군가가 이겨내가는 상황을 옆에서 조용히 듣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것들이 있다.

 

🔖 책갈피

"지금, 여기에서의 고독은 고립이 아닌 진정한 연결의 문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오늘을 가볍게 살아간다."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내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방법을 알기 위해서였다. 나 자시에게, 나와 인연 맺은 이들에게,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다정해지기 위해서였다."

 

'보는 잔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Who? Special 페이커  (0) 2021.01.17
[책]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0) 2021.01.15

댓글